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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리뷰/생각

헤르페스 각막염 13년차

by sdjoon 2021. 7.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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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페스 각막염을 아시나요? 13년차의 경험담

헤르페스 바이러스. 들어 본 적이 거의 없을 겁니다.

수두 하면 어렸을 때 다들 한 번 걸려 보셨죠? 이 수두 바이러스가 헤르페스 바이러스입니다. 이 바이러스가 한 번 생기면 없어지는 게 아니라 몸 속에 잠자고 있다가 어떤 계기로 인해 다시 활성화됩니다. 

 

헤르페스 1형은 입술 주변에, 2형은 성기에 나타나고 이는 단순포진 바이러스라 합니다. 3형은 흔히 들어보는 대상포진 바이러스로 피부, 얼굴, 심할 때는 머리에 나타나기도 합니다. 연세 있으신 분들이 많이 대상포진에 걸리는 걸로 알지만 요즘에는 젊은 사람들 중에도 많다고 하네요. 

헤르페스 바이러스 - 출처: 위키백과

이 헤르페스 바이러스가 눈에 오기도 하는데, 이게 알고 보면 무섭습니다. 대상포진 수포는 시간이 지나면 흔적이 거의 사라집니다. 남아 있어도 피부이니 살아가는데 큰 문제가 없죠. 그런데 눈에 오면 각막에 혼탁을 남기는데, 이 혼탁이 죽을 때까지 없어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선진국에서는 젊은 사람들에게 실명 원인 1위라고 하네요. 아직 딱히 치료제가 없습니다. 더 퍼지지 않게 막는 방법 뿐입니다. 저는 이 헤르페스 각막염이 눈에 바로 와 버렸습니다. 

 

지금부터는 제가 헤르페스 환우모임 카페에 썼던 글입니다. 제 병을 밝히는 게 꺼려지기도 하지만,

인터넷에 찾아봐도 헤르페스 각막염에 대한 큰 정보가 없어서 혹시나 '헤르페스 각막염'에 대해 검색하시는 분들이 있으면 조금이라도 서로 공유하고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여 기록을 남겨 봅니다.


저는 초등학생 때 수두를 앓은 적이 있었고, 2008년 처음으로 바로 헤르페스 각막염이 왔구요. 그 당시에는 눈이 너무 아파서 다른 일을 할 수 없을 정도였네요. 다행히 당시에는 2~3 주 정도 치료(자세한 내용은 기억이...)하고 괜찮았습니다. 시력도 문제는 없었죠. 나중에 알고 보니 동공 쪽이 아니라 좌측 하단부라서 그랬던 거였죠. 08년에 대상포진도 사타구니 쪽에 왔었습니다.

 

그러다가 2010년에 각막염 재발 - 치료 - 시력은 문제 없었음.

2012년에 재발 - 치료 - 시력은 문제 없었음.

2012년까지는 술도 안 마셨죠. 10년, 12년에는 다행히 같은 부위와 그 옆 부위여서 시력에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 이후에는 한 동안 괜찮았죠. 괜찮길래 술도 마시고, 잘 지냈는데2017년에 대상포진이 다시 오더군요. 역시 사타구니쪽에... 이건 큰 무리 없이 넘어갔는데...

 

2019년 9월30일에 다시 헤르페스 각막염 재발 - 이번에도 걱정은 되었으나 별 일 없겠지 하고아시클로버 연고 바르기, 발렉스 약 먹기로 치료를 하고 있었는데10월 9일 쯤부터 연고를 바르는데 눈이 너무 아프고, 눈물이 계속 흘렀습니다. 그 때 안과에 바로 갔어야 했는데 안 가고 괜찮겠지 하고 버 티다가 10월 14일에야 다시 안과를 가니 동공쪽(다행히 한 가운데는 아니고 동공 오른쪽 하단에)에 추가로 혼탁이 생겼다고...

 

이제껏 사실 별 생각이 없었는데 막상 시력 손상이 생기고, 의사분 말로는 이건 시력 회복이 안 된다고... 겁이 덜컥 나더군요. 원래는 아시클로버+발렉스 였는데 이 때부터는 버간 연고를 3주간 넣었습니다.이 후에는 다시 아시클로버+발렉스로 복귀했는데, 계속 바이러스가 안 없어진다더라구요.

 

그러다가 11월29일에 의사분의 권유로 눈을 마취하고, 면봉 같은 걸로 긁어내는(?) 시술 같은 걸 했는데도 바이러스는 안 없어지고, 눈 상태 만 안 좋아져서 한 동안 목시아인, 솔코린 이런 연고 넣고, 치료용 렌즈도 끼고... 안경을 껴서 교정시력이 0.6~0.8 정도를 왔다갔다 했습니 다. 원래는 1.0이었는데~

 

그러다가 20년 2월6일쯤에 중앙 부위 혼탁이 심해진 것 같다고, 프레드니론을 썼는데 그 이후에 바이러스 활동성이 거의 없어졌다고 하더 군요. 시력도 0.8~1.0 정도로 회복되었습니다.

 

이후 결국 부산에 있는 동아대 박우찬 교수님 진료까지 받았는데, 대학병원은 멀기도 하고 진료 대기 시간이 너무 길더군요. 동네 안과에서 계속 치료 받기로 하고, 상태가 많이 좋아졌는데, 동네 안과 의사분이 다른 데로 가셨는데, 새로 오신 의사분은 친절하기는 한 데 젊고 이 병에 대해 잘 모르시는 것 같더라구요.

 

암튼 20년 5월말까지는 괜찮았는데, 일 때문에 스트레스가 좀 있었는데, 아니나다를까 또 재발을 하더군요. 안과를 옮겼는데 다시 헤르페시드+발트렉스 생활... 그래도 이번 의사분은 확신을 주시더군요.

이 병은 답이 없다. 재발하면 안과 빨리 와서 연고+먹는 약이고, 평소 관리하는 수 밖에 없다. 
각막이식도 권장하지 않는다.(재발 가능성이 높아서)

치료하다가 다시 6월23일에 재발... 이번에는 다행히 가운데 부분은 아니었고, 왼쪽 흰자와 검은자 부위 경계쪽... 그러다가 좀 좋아진 것 같았으나 8월18일에 또 재발...

이후에는 지금까지 바이러스가 활성화되지는 않고 있습니다. 경계선상이라 발트렉스를 잠깐 먹기도 했네요. 현재는 타리비드+플루메토론을 하루 2번 넣는데 이걸 끊으면 마지막에 생겼던 부위(왼쪽 흰자와 검은자 경계선 부위)가 하얗게 되더라구요. 바이러스 재발은 아닌데, 면역반응이 너무 강해 서 염증이 생긴 거라고 하시더라구요. 자세히는 모르겠고... 플루메토론을 넣으면 다시 회복되고...

 

이게 안과 의사분들마다 실력이 다른 것 같아서 현재 이사를 갔는데 집에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이전 안과를 계속 다니고 있네요.

 

암튼 뭐 헤르페스 각막염은(제 경우에는)

재발하면 아시클로버 또는 헤르페시드 연고+ 발렉스 또는 발트렉스 먹는 약

1~2주 정도 지나서 나아지면 프레드니론 같은 스테로이드 치료 병행

 

인데, 프레드니론은 안압이 급격히 높아져서 오래는 못 쓰고, 플루메토론을 넣다가 끊고 하는 과정을 반복하고 있네요.

글을 쓰다 보니 계속 길어집니다.

처음에는 한 쪽 눈 실명 될 수도 있다해서 멘붕 와 있다가...이리 저리 찾아보니 한 쪽 눈만으로도 잘 사는 분들이 많더라구요. 개그맨 이용식 이 분도 한 쪽 눈 실명이라고... 암튼 한 쪽이 멀쩡한 것에 감사하면서 살자, 이렇게 마음을 놓고 지내기도 하고...

 

저는 동공 가운데에서 약간 옆 부분이라 어두운 곳에 가거나 밤이 되면 동공이 확대되니깐 혼탁 때문에 시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밤에는(심지어 낮에도) 빛이 아래쪽과 오른쪽으로 번져서 보입니다. 알맹이 같은 게 빙글빙글 돌기도 하고... 그래도 밤에 운전을 할 수 있는 수준이기도 하고, 밝은 곳에서 시력 재면 0.8~1.0 정도는 나옵니다. 어두운 곳에서는 확 떨어지죠. 지금 조금 진정은 된 것 같은데도 2주에 한 번씩은 안과를 가네요. 언제쯤 안과를 안 가도 될지...

 

2019년 9월 30일부터 현재까지 안약을 달고 사네요.

 

헤르페스 각막염 치료 중이신 분들은 다들 어떻게 지내시는지~

아는 정보가 있으면 공유해요~^^

그리고 다들 힘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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